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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노의 말 리뷰 (줄거리 요약, 출연진과 캐릭터 특징, 평점 및 리뷰 반응)

by ideasso 2026. 1. 12.

영화 토리노의 말은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가 연출한 작품으로, 영화사에서 가장 극단적인 미니멀리즘과 철학적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토리노 거리에서 말의 목을 끌어안고 오열한 일화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그 사건 이후 말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흘러갔을지를 상상하며 인간 존재의 종말, 세계의 소진, 삶의 반복과 무의미를 집요하게 응시한다. 토리노의 말은 이야기보다는 시간과 반복, 침묵을 통해 사유를 유도하는 영화로, 관객에게 극도의 인내와 사색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토리노의 말 줄거리 요약

토리노의 말은 외부 세계와 거의 단절된 황량한 농가에서 살아가는 마부와 그의 딸의 일상을 따라간다. 영화의 시작은 거센 바람 속에서 말을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부의 모습으로 시작되며, 이 장면만으로도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강하게 인식시킨다. 이후 영화는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을 거의 동일한 리듬으로 보여주며, 사건이라 부를 만한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마부와 딸의 일상은 극도로 단순하다. 물을 길어 오고, 감자를 삶아 먹고, 말을 돌보고, 옷을 입고 벗는 행위가 묵묵히 반복된다. 대사는 거의 없고, 카메라는 긴 롱테이크로 이들의 행동을 끝까지 지켜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말은 더 이상 움직이기를 거부하고, 바람은 점점 거세지며, 우물의 물마저 마르게 된다. 이 작은 변화들은 세계가 서서히 멈춰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삶을 유지하던 최소한의 조건들이 하나씩 사라진다. 불이 켜지지 않고, 음식조차 삼킬 수 없게 되며, 인간은 존재만 남은 상태로 고립된다. 명확한 설명이나 결론 없이 끝나는 이 영화는 종말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종말 그 자체의 시간을 체험하게 한다. 토리노의 말의 줄거리는 서사가 아닌 상태의 기록이며, 인간과 세계가 소진되는 과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철학적 체험이다.

출연진과 캐릭터 특징

토리노의 말에는 이름조차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마부와 그의 딸, 그리고 말이라는 최소한의 존재만 등장한다. 마부는 한쪽 팔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지닌 인물로, 노동을 통해서만 삶을 유지해 온 존재다. 그는 말을 몰고 다니지만, 말이 움직이지 않게 되자 자신의 역할과 존재 이유 또한 함께 무너진다. 이 캐릭터는 인간의 노동과 생존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상징한다.

딸은 아버지를 보조하며 묵묵히 일상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그녀는 거의 말을 하지 않지만, 반복되는 노동과 점점 악화되는 환경 속에서도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는다. 딸의 존재는 체념과 인내의 상징이며, 세계가 붕괴되는 과정에서도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태도를 대변한다. 배우 에리카 보크의 절제된 연기는 캐릭터의 무력함과 침묵을 더욱 강하게 전달한다.

말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자 상징이다. 말은 처음에는 노동의 수단이지만, 점차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영화의 방향을 결정짓는 존재가 된다. 말의 거부는 자연이 인간의 질서에 응답하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읽히며, 인간 중심적 세계관의 붕괴를 상징한다. 이처럼 토리노의 말의 캐릭터들은 개별적인 인물이라기보다, 인간·자연·존재 그 자체를 은유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평점 및 리뷰 반응

토리노의 말은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 영화제에서 극단적인 찬사와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지만, 일반 관객에게는 매우 난해하고 고통스러운 영화로 인식되기도 했다. 주요 평론가들은 이 작품을 “영화 매체의 한계를 끝까지 밀어붙인 작품”이라 평가하며, 벨라 타르의 필모그래피를 집대성한 영화로 언급한다.

관객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일부 관객은 극단적으로 느린 호흡과 반복되는 장면, 최소한의 서사로 인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반면 다른 관객들은 “삶과 세계의 종말을 이렇게 정직하게 보여준 영화는 없다”,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시간을 견뎌냈다”는 표현으로 강렬한 체험을 회상한다. 이 영화는 재미나 몰입보다는 인내와 사유를 요구하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평론가들은 토리노의 말을 니체 철학과 연결 지어 해석하며, 의지의 소멸, 영원회귀의 붕괴, 신 없는 세계의 끝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한다. 또한 벨라 타르 감독의 은퇴작이라는 점에서, 영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토리노의 말은 쉽게 소비되지 않는 영화이지만, 예술 영화와 철학적 영화의 극점에 위치한 작품으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토리노의 말은 서사를 버리고 존재 자체를 응시하는 영화다. 줄거리, 캐릭터, 평점과 리뷰 반응 모두에서 극단적인 미니멀리즘과 철학적 깊이를 보여주며, 영화를 하나의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시킨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